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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2015 도쿄국제로봇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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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모든 로봇메이커들의 새로운 기술과, 제품과, 시스템과, 트렌드가 2년에 한 번, 일본 도쿄에서 선보여진다. 지난 2013년도까지만 해도 하향세를 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도쿄국제로봇박람회였지만, 일본 로봇혁명실현회의가 ‘로봇신전략’을 발표한 이후 처음 개최된 2015년도 박람회는 소위 ‘리즈시절’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실현했다. 세계의 로봇메이커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세를 과시한, 말 그대로 별들의 전쟁이 펼쳐진 도쿄국제전시장을 본지에서 취재했다.
취재 정대상 기자(press2@engnews.co.kr

 

지난 2015년 12월 2일, 월간 로봇기술이 주관한 ‘2015 도쿄국제로봇박람회(International Robot Exhibition 2015, iREX 2015)’ 전시 참관단 90여 명이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총 4개 조로 구성된 이번 참관단에는 이강덕 포항시장,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박철휴 원장, 한국로봇산업협회 양효식 부회장 등 지자체 및 협·단체 인사들을 비롯, 나치후지코시 한국사무소 및 이성, 서보스타, 미래컴퍼니, 유엔에스코리아, TPC메카트로닉스, RPS테크, 다연이엔지, 한영넉스, 엑트엔지니어링, MK로봇 등 다수의 로봇 관련 전문기업들의 대표와 담당자들이 함께 해 세계 최대의 로봇박람회 관람과 더불어 관련 업계 인사들 간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일본로봇공업회와 일간공업신문사가 주최한 iREX 2015는 웅장한 건물 외관으로 인해 도쿄빅사이트로 더욱 친숙한 도쿄국제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박람회는 ▲2015 부품공급장치전 ▲2015 세척종합전 ▲2015 첨단소재기술전 ▲제조업 매칭 JAPAN 2015 등 유관 박람회가 도쿄국제전시장 동관에서 개최됐고, 이와 더불어 서관에서는 △2015 시스템 컨트롤 페어와 △계측전 2015 TOKYO가 동시에 개최되며 로봇뿐만 아니라 팩토리 오토메이션, 프로세스 오토메이션, 에너지 매니지먼트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로봇 분야의 프리미어리그 iREX 2015
명불허전(名不虛傳). 이름은 헛되이 전해지지 않는다. iREX 2015는 세계 최고의 로봇 전문 박람회라는 이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446개사, 1,882부스 규모로 박람회가 진행된 3박4일간 누적 참관객수 121,422명(iREX 공식 집계)을 달성, 지난 2013년보다 17,618명 증가(iREX 2013 누적 참관객 수 : 103,804명, iREX 공식 집계)해 더욱 활기를 띄었다. 
최근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일본의 로봇메이커들은 오랫동안 선두를 유지해왔던 유럽계 로봇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시장 측면에서 이미 일본계 로봇메이커들의 선방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되는 상황에서 다수의 일본 로봇메이커와 세계 로봇 시장을 선도하는 유럽계 로봇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ABB, 쿠카로보틱스 등 유럽계와 야스카와전기(이하 야스카와), 나치후지코시, 다이헨, 가와사키로보틱스(이하 가와사키), 화낙, 덴소웨이브(이하 덴소), 미쓰비시전기오토메이션(이하 미쓰비시) 등 일본계 메이저 로봇메이커들이 한자리에 모여 진검승부를 겨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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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가 사라져가는 로봇 박람회
몇 해 전부터 메이저 로봇메이커들이 인간과 협동이 가능한 로봇을 콘셉트로 R&D를 진행, 현재는 국내에서도 일부 로봇메이커들이 콜라보레이션 로봇 모델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iREX 2015에서는 이러한 기조를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기존에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해왔던 유니버설 로봇은 물론 스미토모가 에이전트로서 일본 내 영업을 시작한 리씽크 로보틱스의 벡스터, ABB의 YuMi 및 쿠카로보틱스의 LBR iiwa가 참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국내에서 콜라보레이션 로봇을 공개하지 않았던 메이저 로봇메이커들 역시 펜스를 걷어내고, 마치 애완동물을 만지듯 로봇에 손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 공공연하게 포착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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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B의 YuMi


가장 인상적인 기업은 단연 화낙이었다. 이번 박람회에서 화낙은 자사 특유의 노란 로봇 사이에 녹색의 로봇들을 전시했다. 화낙의 콜라보레이션 로봇 CR 시리즈였다. 화낙 부스 내에서 이 초록의 로봇들은 화낙 관계자 및 참관객들과 한데 어우러졌다. 특히 기존의 콜라보레이션 로봇이 저 가반하중 위주였다면, 화낙의 CR-35iA는 세계 최초로 35㎏의 높은 페이로드를 실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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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낙의 CR 시리즈


반면 덴소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콜라보레이션 로봇 COBOTTA와 의약 분야를 타깃으로 한 극한 작업용 로봇 VS 시리즈(월간 로봇기술 2015년 8월호 44~45p 참고)를 메인으로 내세웠다. COBOTTA는 책상에 둘 수 있을 정도로 작고, 3.8㎏의 여성도 혼자 들 수 있을 정도의 무게다. 통상적으로 분리 설치되는 컨트롤 유닛이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고, 유선형의 디자인은 마치 작은 아이의 팔과 같다. 이는 돌출부를 최소화해 작업자의 안전과 심리적 안정성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인간과 작업하지 않고 펜스를 사용할 경우 1,000㎜/s(초)의 속도를, 사람과 협업할 경우에는 250㎜/s(초) 이하의 안전속도를 실현한다. 덴소 측은 “기본적으로 당사의 제조용 로봇들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자랑하고 있지만, COBOTTA는 의약, 의료 및 연구소, 학교 등을 타깃으로 한다”며 “제조용 로봇 교육 교재로 개발한 탁상 사이즈의 로봇 암을 모토로 개발된 로봇이지만 기본적으로 덴소 로봇의 고급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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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소의 COBOTTA


ABB의 박람회 부스에는 ‘YuMi’들이 줄지어 있었다. ABB 역시 콜라보레이션 로봇 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는 반증이다. 부스 전면에는 2015년에 인수한 Gomtec의 로베르타가 참관객들을 유도했고, 이어 YuMi(월간 로봇기술 2015년 2월호 42~43p 참고)와 백의가운의 여성작업자가 직접 인간과 로봇의 협업을 시연했으며, 또 다른 장소에서는 하이윈도 콜라보레이션 로봇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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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윈의 콜라보레이션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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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B의 로베르타


더불어 쿠카로보틱스 역시 LBR iiwa(월간 로봇기술 2015년 8월호 4~7p 참고)를 통해 협업 로봇 시장을 겨냥하고 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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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카의 LBR iiwa


ROBOTEC의 유니서보(UNISERVO)는 로봇메이커뿐만 아니라 로봇 부품기업들도 콜라보레이션 로봇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아이템이다. 콜라보레이션 로봇에 필수적인 포스토크센싱 기능을 기어드 서보 모터 내에 결합한 유니서보는 감속기와 고속/고정밀도 회전 토크미터를 일체화해 출력축 토크를 제어할 수 있고, 기존의 위치 결정 제어에서는 수행하기 힘들었던 정교한 제어가 가능하다. 부스 담당자는 “간호 로봇 등 인간의 안전이 요구되는 액추에이터에 최적”이라고 제품을 설명했다.  
한편 이번 iREX 2015에 참관한 한 국내 로봇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협업을 콘셉트로 개발된 유니버설 로봇과 달리 기존의 메이저 로봇메이커들이 콜라보레이션 로봇들을 대거 공개했다”며 “마치 다양한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프로젝트와 같은 느낌”이라고 감상을 전했다.  

 

로봇 명가들이 만들어낸 웅장한 로봇경관
콜라보레이션 로봇이라는 주요 테마가 전방위적인 로봇메이커들로부터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오래 전부터 제조용 로봇의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해온 오토모티브 시장에 대한 ‘명가(名價)’들을 한 자리에서 살펴본다는 점도 iREX 2015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이다. 자동차 산업은 차체 핸들링에서부터 용접, 도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로봇 어플리케이션이 적용되고 있고, 더불어 가장 많은 로봇이 소요되는 분야이다. 일본계 메이저 로봇메이커들은 ‘안방’에서 치러지는 이 로봇 박람회를 위해 저마다 자동차 로봇 자동화 라인을 통째로 구성하면서 장관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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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헨의 용접로봇 어플리케이션


화낙은 1,200㎏의 승용차와 500㎏의 핸드를 포함, 총 1,700㎏의 중량물을 로봇으로 핸들링하며 시선을 사로잡았고, 가와사키 역시 최대 1,500㎏까지 핸들링이 가능한 MG15HL을 선보였다. 특히 가와사키는 물류, 식품 어플리케이션과 별개로 자동차 도장, 핸들링, 차체조립 등 완성차 메이커를 대상으로 한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공개했다. 화낙과 가와사키와 함께 야스카와와 다이헨도 자동차산업을 겨냥한 로봇 어플리케이션을 시연했다. 야스카와는 한 라인에서 스폿 용접과 함께 차체 도장까지 가능한 로봇 어플리케이션을 꾸몄고, 자체적으로 용접기 제조 기술을 보유한 다이헨은 셀 단위의 로봇 어플리케이션과 다수의 로봇이 색색의 박스를 개별적으로 핸들링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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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0㎏의 중량을 들어 올리는 화낙의 M-2000iA


한편 본지와 함께 iREX 2015에 참관했던 로봇 관계자는 “대형 차체 핸들링 어플리케이션들이 다수 보이는 것은 제품의 대형화를 요구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또한 용접 어플리케이션 분야의 경쟁이 특히 치열해 보인다.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로봇을 제조하던 업체의 대부분이 용접 로봇 어플리케이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 박람회 부스 내에서도 가장 큰 공간을 활용해 용접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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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스카와의 차체 용접 및 도장 로봇 시스템 라인

 

“우리가 직접 쓰고 있습니다!”
덴소와 도시바기계가 그룹사 내에서 자사의 로봇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이번 iREX 2015에서도 이처럼 자사의 로봇을 직접 사용함으로써 로봇 품질의 신뢰성을 확보한 기업들이 다수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삼익THK로 더욱 익숙한 THK의 부스에서는 자사의 부품을 활용한 양팔로봇 ‘NEXTAGE’가 리니어가이드를 조립하고 있었다. 이 양팔로봇은 THK의 부품을 이용해 THK의 자회사인 THK INTECHS가 로봇을 만들고, 카와다 공업이 NEXTAGE의 시스템 인터그레이션을 담당한다. 한 대에 1,000만 엔가량인 이 로봇은 일본 내에서 연 70~80대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실제 THK 제조공장 내에서 리니어가이드를 생산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THK 부스 관계자는 “80w의 저전력으로 구동되는 이 로봇은 당사 제조현장을 비롯해 자동차 산업에도 판매가 진행되고 있으며, 초기 모델보다 속도 등에서도 개선이 이뤄져 최근에는 전자 산업 분야에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제품에 대해 소개했다.
엡손 부스에서도 양팔 로봇이 프린터의 일부 부품을 조립하고 있었다. 대중에게는 프린터로 더욱 유명한 이 기업은 소형 스카라 및 다관절로봇을 제조하고 있으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자신들이 직접 사용하는 공정의 일부를 시연했다. 특히 이 로봇 시스템은 미세한 핀 작업까지 가능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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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K INTECHS의 NEXTAGE

 

일본을 제외하고는 로봇 감속기를 논할 수 없다
세계 시장에서 로봇 감속기를 논할 때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즈(이하 HDS)와 나부테스코는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HDS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헬리컬 기어 타입의 HPG 시리즈와 편평형 초고강성 CSF-mini 시리즈, 그리고 AC 서보 액추에이터 SHA 시리즈 등을 선보였다.
특히 신제품 CSF-mini 감속기 시리즈는 편평 및 고강성을 자랑하는 제품으로 콤팩트하면서도 높은 위치결정도를 자랑한다.
반면 중대형 로봇 감속기의 대명사인 나부테스코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신제품 RV2200N을 선보였다. RV-E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동일한 용량대비 콤팩트한 사이즈를 자랑하는 이 감속기는 RV2800N까지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모터와 감속기가 일체화된 AF 시리즈는 모터 샤프트에 인풋기어를 가공함으로써 진동과 소음, 사이즈 문제를 해결한 감속기로 숙련되지 않은 설계자들도 이용하기가 용이하다.
심포(SHIMPO) 역시 신제품 정밀제어용 감속기 ER-P 시리즈와 함께 무인대차 Smart AGV를 선보여 참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심포는 플렉스웨이브(FLEXWAVE) WP 및 ER-P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였는데, 오픈 및 클로즈 타입으로 구성된 WP 시리즈는 작고, 가벼우며, 콤팩트하다는 점을 무기로 삼고 있다. 또한 백래쉬가 없고, High Single-stage 감속비를 자랑한다. 한편 심포는 일본 내 주문 시 발주 후 7일 이내 납기를 원칙으로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ORiN으로 통합된 로봇자동화 플랫폼
박람회장 한 곳에서는 덴소, 가와사키, 야스카와, 야마하, 백호프, 후지쯔, LATTICE TECHNOLOGY가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 덴소의 미들웨어 ORiN이 지닌 오픈 네트워크의 정수를 보여줬다. 덴소는 2001년 시장에 첫 제품을 발표한 이후 지난 2005년 ORiN2를 공개했다. 메이커와 기종의 차이를 뛰어 넘는 이 오픈 네트워크는 공장의 모든 장치에 대한 통일된 액세스와 데이터 표현을 PC의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에 제공하는 개방적인 통신 인터페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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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소 ORiN으로 통합된 다양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이 시스템은 다양한 프로바이더에게 제조용 로봇 및 설비 시뮬레이터를 간단하게 접속해 연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백호프의 XTS(리니어 반송시스템)가 각 공정에 부품을 공급하면 야마하의 선형컨베이어 모듈 LCM100이 공정 간의 반송을 담당하고, 이 부품들을 덴소와 야스카와, 가와사키의 수직다관절로봇이 조립한다.
여기에 LATTICE TECHNOLOGY의 디지털 프로세스는 로봇으로부터 현재의 위치 데이터를 받아 시뮬레이터에서 리얼타임으로 제어를 실시한다.
이 플랫폼은 설계에서부터 시스템 구축에 이르기까지 설계자의 낭비를 최소화한다. 로봇의 각 어플리케이션이 불필요하기 때문에 별도의 소프트웨어 개발이 필요 없고, 실제 기계가 만들어지기 전 단계에서부터 소프트웨어를 통한 시뮬레이션과 버그 수정이 가능하며, 더불어 사무실에서 실제 프로그램 편집 및 정보 확인이 가능하고 실제 기계로부터 리얼타임으로 정보를 수신해 장치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어 공정 감시 및 원격유지보수가 용이하다.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찾기 위한 로봇메이커들의 경계 허물기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에 힘입어 그간 소형과 중·대형 로봇 간의 영역이 무너졌었다. 몇 해 전부터 ABB와 쿠카로보틱스, 나치후지코시 등 이제는 대부분의 대형 수직다관절로봇메이커들이 저가반하중의 소형 수직다관절로봇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박람회 출품 제품들 속에서는 나치후지코시의 소형 모델 MZ 시리즈가 소형 수직다관절로봇의 대명사로 불렸던 미쓰비시, 덴소, 엡손에 밀리지 않는 점유율을 보여줬고, 반대로 미쓰비시는 최대 150㎏까지 무게를 들 수 있는 MELFA RV-70F를 이용한 팔레타이징 로봇 시스템을 선보였다. 특히 미쓰비시는 자사가 추진하는 e-F@ctory 공장 구축의 그림을 다수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표현했다. 자사의 파트너사와 연계해 조립, 검사 등 다양한 로봇 시스템을 선보였고, 한편에는 사람과 로봇이 협동하는 안전 기능 등도 선보였다. 로봇의 형태적인 측면에서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초창기 양팔로봇으로 이슈가 됐던 야스카와였지만, iREX 2015에서는 대부분의 메이저 로봇메이커들이 마치 “양팔로봇은 한 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말하듯 듀얼 암, 듀얼 스카라 등 다양한 양팔로봇을 전시했고, 기능에 맞춘 독특한 형태의 로봇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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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쓰비시오토메이션전기의 MELFA RV-70F


인상 깊었던 제품은 단연 가와사키의 duAro와 타쿠보의 SWAN이었다.
가와사키의 duAro는 듀얼 스카라 로봇으로, 다이렉트 티칭 기능이 탑재되어 교시가 간단하고 로봇 본체와 제어기가 대차 일체의 패키지 구조로 되어 있어 설치나 이설이 용이하다. 로봇 본체는 동체로부터 수평으로 뻗어 있는 2개의 암이 대립되어 움직이며 충돌감지 기능과 사람의 근처에서는 저속으로 동작하는 안전기능이 장착되어 있어 인간과 공존 작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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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와사키의 duAro


타쿠보의 SWAN도 독특한 구조의 로봇이다. 도장로봇에 특화되어 있는 이 로봇은 마치 한 마리 백조와 같다하여 SWAN이라 명명됐다. 실제로 이 로봇의 유려한 무빙은, 마치 백조의 호수를 연기하는 발레리나와 같다. 도시바기계가 OEM의 형태로 생산하고 있는 이 로봇은 오로지 도장 작업에 특화된 로봇으로, 타쿠보가 선보였던 소프트보이 프로와 라인댄서 시리즈가 천장 이동식 로봇이라면, SWAN은 자립형 방폭 구조의 도장로봇이다. 완전 내압 방폭과 스코치 건, 로봇 암 그리고 ONE CUP 시스템 실린지 펌프 등의 주변기기를 세트화해 사용자가 도입하기 쉬운 SWAN은 회전도장 전용 로봇로, 박막다중도장에 의한 고품질화와 도료 낭비 절감, 컬러 체인지 비용 절감 및 작업 속도 상승 등 유저에게 다양한 이득을 제공한다. 여기에 도장물 반송 역할을 담당하는 로봇 CoSWAN을 적용해 하나의 워크뿐만 아니라 2~3워크의 자동화 라인에도 자유롭게 대응한다. 이날 박람회에서 타쿠보는 도시바기계의 부스에서 SWAN과 CoSWAN을 이용해 페인트 대신 스프레이건을 통해 에어를 토출함으로써 3종류 워크의 도장 시연과 CoSWAN을 이용한 워크 이송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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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쿠보의 SWAN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로봇들을 만난 iREX 2015
멀지 않은 나라 일본이지만,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로봇들이 상당수 등장해 볼거리를 더했다. 특히 제조용/비제조용을 막론하고 다방면의 분야에서 국내에서는 실물 대신 ‘풍문으로만 듣던’ 로봇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기에 이번 iREX 2015 참관의 의미가 더욱 깊었다. 일례로 공작기계 등을 생산하는 후지기계제조주식회사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베일에 싸인 수직다관절로봇 ‘SMART WING’ 라인업을 공개해 궁금증을 증폭시켰고, 서비스 로봇 분야의 경우 국내에서는 자료상으로만 확인할 수 있었던 일본 과학기술 진흥기구의 전략적 창조 연구 추진 사업을 통해 오사카 대학과 Vstone 주식회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사회적 대화 로봇 ‘CommU(Communication Unity)’와 ‘Sota(Social Talker)’가 다수 출품됐다. 뿐만 아니라 플렉서블한 로봇 핸드로 국내에 유명한 섀도우 로보틱스 역시 동양의 로봇박람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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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지기계제조주식회사의 SMART 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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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과 상호 작용하는 로봇 SOTA


한편으로는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로봇메이커들의 신제품을 한발 앞서 살펴보는 자리가 됐다. 특히 나치후지코시의 경우 이미 소형 및 전자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병렬링크로봇과 천장형 스카라 EZ03, 고속 핸들링이 가능한 스카라 ES12 등 픽 앤 플레이스 작업에 경쟁력을 더했다. 특히 ES12는 360˚의 전방위적인 작업 반경을 자랑해 향후 시장성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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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치후지코시의 EZ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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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보호등급과 청결성을 자랑하는 덴소의VS 시리즈

 

현해탄 건너에서 만난 새로운 로봇계(界)
한국은 일본에 있어 가장 가까운 로봇강국이지만, 양국 간에는 전혀 다른 로봇 세상이 펼쳐져 있다. 제조용 분야에 있어 일본은 엄연히 한국보다 비교우위에 선 상황으로, 부품에서부터 모듈, 컴포넌트, 미들웨어,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경쟁력으로 무장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로봇산업 초기 정책적으로 대기업의 제조용 로봇산업 육성을 지원한 일본 정부의 혜안은 인정해야 될 부분이라고 판단된다. 여기에 생산 현장에 우리보다 일찍 로봇을 적용하면서 축적된 어플리케이션 노하우, 로봇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자체 부품 기술력 등은 우리 역시 지속적으로 추격해야 되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다. 본문에서 미처 언급하지 못했던 비제조용 로봇 분야 역시 그 경쟁력이 녹록치 않다. 제조용 로봇과 비제조용 로봇은 완전히 다른 시장을 공략하는 산업이지만, 하드웨어를 구성하는 코어 기술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코어 기술력을 지닌 일본의 대기업들이 이번 iREX 2015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 로봇 개발에 뛰어든 모습을 보여줬다. 스미토모와 파나소닉, 도요타 등 다수의 대기업들이 서비스 로봇을 선보였고, 일부 제조용 로봇기업들도 제조/서비스 로봇을 나눠 2개의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의 페퍼가 지닌 현지에서의 인기는 언급할 필요도 없거니와, 상당수를 차지했던 중국 참관객들이 서비스 로봇 부스 담당자들에게 끈질기게 제품에 대해 문의하던 모습은 우리 로봇계가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져야 될 시기임을 상기시켜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보티즈, 파스텍 등 국내 기업들의 로봇 제품 역시 이번 iREX 2015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여기에 한국로봇산업협회 역시 지속적으로 일본 로봇업계와 교류하며 취량사악(取良捨惡)의 자세로 우리 기업들을 서포팅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이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로봇강국으로서의 위상이 많이 무너졌던 일본이지만, 여전히 그들이 경쟁력을 지닌 분야에서는 배움의 자세를 가지는 겸손이 필요한 시점이다.

※ 출처 : EngNews (산업포탈 여기에) - 2015 도쿄국제로봇박람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