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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내 기술로 탄생한 실벗, 덴마크 본격 진출 가시화

지난 해 종료된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에서 탄생된 로봇기술들이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 실벗을 중심으로 덴마크와의 합작사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지능로봇의 한류시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본지에서는 지난 10년간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단을 이끌며 국내 로봇 기술의 본격적 해외시장 진출을 선언한 김문상 전 사업단장을 만나 사업 종료 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신혜임 기자(press4@e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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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김문상 前프론티어지능로봇사업단장


Q. 10년간 이끌어온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이 지난 해 3월부로 막을 내렸다. 그 후 어떤 일이 있었나.
A.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이 진행됐던 10년의 시간은 척박했던 국내 지능로봇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 기술들이 안정적으로 필드에 적용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가면서 사업적 성과를 거둬야 할 시기라고 판단해 다각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을 통해 탄생한 기술들의 안정적 사업화를 위해 출발한 (주)로보케어가 KIST의 1호 신기술창업회사로서 업계에서 체계적 사업 구조를 갖춰가기 시작했으며, 이밖에도 사업을 통해 배출된 인재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Q. 로봇 업계에서도 (주)로보케어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KIST의 첫 번째 신기술창업회사로서 (주)로보케어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A. 로봇과 같은 융합적 분야는 연구계와 산업계의 유기적인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주)로보케어의 등장은 지금까지 단순히 연구기관이 자신들의 기술적 성과를 기업에 이전해주던 방식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기관이 주도해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사업적 성과로까지 이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피드백이 연구 단계에서 직접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가 좋은 선례로 자리 잡는다면 연구기관의 연구들이 보다 분명한 방향성과 구체적인 가치를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주)로보케어는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을 구축하는 단계를 거쳐, 공급의 초기단계에 돌입해 주위의 기대를 현실로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


Q. 연구기관에서의 성과를 성공적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A. 먼저 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는 가격과 적용 현장을 고려한 내구성을 갖추면서도 로봇이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성능을 보유하기 위한 기술의 정리가 필요했다. 또한 적합한 사양을 찾고, 가격과 수요에 기반한 생산 기술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뤄져야하는 부분이었다. 연구만큼이나 어렵고 복잡한 과정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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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덴마크 오르후스 시와 (주)로보케어의 덴마크 현지 합작사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합작사 설립 배경은 무엇이며, 어느 정도 진행이 됐나.
A.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을 진행하면서 개발된 실벗이 덴마크 현지 시범사업에 적용된 적이 있었다. 사업 후 오르후스 시청에서 이를 토대로 한국과 덴마크 간의 합작회사 설립을 제안해오면서 추진된 사안이다. (주)로보케어가 제품 제작과 기술적 투자로 실벗을 공급하고 오르후스 시가 수요자로 자리해 사업적 구조를 이끌어 주는 형태로 합작사가 출발하게 될 것 같다. 현재는 행정적 절차의 마무리 단계만 남겨두고 있어 이르면 연내에 본격적 창립 소식을 알릴 수 있을 것이다.


Q. 오르후스 시가 주목한 로봇 실벗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A. 실버케어 로봇 시장이 로봇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탄생되고 있지만 실벗은 그중 가장 기능적으로 빼어난 로봇이다. 단순히 정서적 위안이나 학습적 효과 외에도 간단한 의사소통이나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덴마크는 매년 노인 복지와 관련해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국가로,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중 하나로 실벗에 주목한 것이다. 실제 시범사업을 통해 기대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줬기에 덴마크뿐 아닌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실벗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Q. 덴마크 합작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A. 실버케어 로봇시장의 경우 당장 국내보다는 복지 비중이 높은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덴마크 진출은 우리에게도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덴마크 내에서 실버케어를 출발점으로 삼아 향후 재활치료나 교육용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으로 로봇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이를 유럽 시장의 전초기지로 활용해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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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덴마크에서 거둔 성과가 다른 해외 시장이나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A. 세계적으로도 탑 클래스 수준의 서비스 로봇이 시장에서 그야말로 ‘붐’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가격이라는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 성능과 효과가 확실한 제품의 도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나 휴대폰 산업이 그렇듯 서비스 로봇산업 역시 많은 수요의 탄생으로 대량 생산이 이뤄지면 이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성능을 높여 더욱 많은 수요 창출로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덴마크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성과가 이러한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으로 작용해 향후 드라마틱한 가격으로 로봇이 사용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실버로봇 시장의 전망은 어떠한가. 치열해질 경쟁에 대한 대비책이 있다면.
A. 노인 인구는 많아지고 이들을 돕는 인력의 수가 부족하다는 문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문제이다. 기술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로봇에 대한 집중적 조명이 쏟아지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아직까지는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은 독보적인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볼 때, 이를 선점해 주도권을 쥐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로 보인다. 떠오르는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면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도 안정적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 중요한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향후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 사료된다. 이에 대해 우리는 지난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사업화에 대한 분명한 계획과 목적을 갖고 있기에 좋은 결과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Q.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계획이 있다면.
A.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을 진행하면서 실벗이나 메로 등의 제품이 개발된 것과 더불어 미래 먹거리인 로봇산업을 이끌 훌륭한 인재들이 대거 배출되었다는 점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핵심 연구 인력들이 현재 (주)로보케어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 외에도 이 사업을 통해 배출된 많은 인력들이 지능형로봇을 중심으로 한 각 파트에서 훌륭한 리더로 자리매김해 세계적 성과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인력들을 중심으로 로봇산업이 더욱 큰 발전을 추구할 수 있게 된 점을 가장 큰 성과로 생각하고, 스스로도 책임감을 갖고 내가 있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려 한다. (주)로보케어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도 이를 위한 중요한 계획 중 하나이다. 


※ 출처 : EngNews (산업포탈 여기에) - 국내 기술로 탄생한 실벗, 덴마크 본격 진출 가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