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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로봇학회] 인간생활에 100% 활용되는 로봇기술 개발에 주력할 터

인간생활에 100% 활용되는 로봇기술 개발에 주력할 터 

로봇기술의 응용 영역 확대로

새 이름 얻은 ‘한국로봇학회’

한국로봇공학회가 그 이름에서 공(工)자를 빼고 ‘한국로봇학회’로 다시 태어났다. 이로 인해 공학이라는 말에서 느껴졌던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막이 걷히면서 한국로봇학회는 로봇의 예술적이고 문학적인 면까지 포용한다는 입장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IEEE Fellow로 활동하며, 2009년 한국로봇학회장으로 선출되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 공학부 이범희 교수를 만나 ‘2009년 로봇산업 전망과 한국로봇학회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취재 곽은영 기자(press4@engnews.co.kr)

 

 


한국로봇공학회에서 한국로봇학회(이하 학회)로 바뀌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로봇공학회’라고 하면 사람들은 기술과 과학만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로봇학회’는 로봇에 대한 콘텐츠, 디자인, 실생활에서 편리를 도모하는 일을 포함하여 최근 디지털 스토리텔러 속의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게 됩니다.

또한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문예 등의 방면도 큰 틀에서 ‘로봇산업’에 포함시키고 학회의 영역을 과학기술을 넘어 문화·예술적인 면까지 확장하기 위하여 ‘한국로봇학회’로 명칭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학회에서 하는 일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국로봇학회는 한국에서 로봇을 연구하는 교수, 학자, 로봇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종합적인 집합체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전문성을 갖고 실현 가능한 미래지향적인 기반 연구로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 탄생되어 운영되고 있는 학술 단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학회가 탄생한 지는 6년여가 되어 비교적 신생학회에 속하지만, 회원 전원이 로봇관련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로 구성된 ‘로봇 동호인의 모임’이요, ‘로봇 전문가들의 집단’이라고 표현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학회 명칭이 바뀌면서 모바일 커뮤니티와 연관된 로봇 연구자들이나 사이버 공간에서 로봇을 모델로 하는 작가도 회원으로 등록할 수 있는 등 회원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학회지 ‘로봇과 인간’을 계간으로 발행하고 있는데, 학회지의 성격은 어떤지요.

계간으로 발행되고 있는 ‘로봇과 인간’은 전기·전자 공학회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전기·전자 분야의 주제를 다루는 학회지와는 달리 100% 로봇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로봇 관련 콘텐츠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 활용도도 높고, 학술적인 부분보다는 ‘어떻게 로봇이 인간생활에 접목되고 있나’ 하는 실제 응용에 관련된 기사 및 정보를 직접 작성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독자층은 중·고등학생부터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두터우며, 여러 부분별로 내용을 구성하여 발행하고 있습니다.

 

 

로봇학회 및 로봇업계의 동향은 어떠한가요.

제 관점에서 로봇 연구 분야는 크게 세 파트로 나누어집니다. 첫 번째는 미래지향적인 신기술을 연구하는 파트, 두 번째는 현재까지 과학기술 분야에서 확보된 기술을 로봇에 접목시켜 현장 적용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파트, 세 번째는 흥미 위주의 엔터테인먼트형 로봇을 개발하는 파트입니다.

이 중 로봇업계에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건 두 번째로, 현실에 대한 로봇기술의 실제적인 적용으로 100% 활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로부터 캐시카우(cash cow: 수익창출원) 아이템이 나오는데, 현재 로봇은 캐시카우 아이템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부통합 등 외부적인 변화가 많았는데, 학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과거 정부통신부가 네트워크에 기반한 로봇 시스템에 심혈을 기울인 게 사실입니다. 정부가 통합되면서 정보통신부가 없어졌지만, 정보통신을 기반으로 한 다중로봇시스템의 관리 및 응용, 관련기술 개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는 이 공간도 카메라와 센서 등의 장치로 로봇의 움직임과 위치를 알려주는 지능공간시스템입니다. 인텔리전트 스페이스(intelligent space) 기술 분야에서 세계에서도 탑 레벨(top level)에 속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서울대 로봇연구실은 로봇끼리 정보를 주고받으며 통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 있고, 이렇게 많은 로봇을 연결할 수 있는 통신기술은 앞으로 로봇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의 지원이나 관심도는 어떤가요. 정책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책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실생활에 응용 가능한 로봇기술에 대한 지원입니다. 미래 기술 개발만을 위해 큰돈을 투자하면 결국은 기초연구만 하다가 끝납니다. 대학은 기술개발이 되지 않은 미래 원천 기술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기술들을 융합하는 로봇연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좀 더 실질적인 연구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우리나라가 강한, 우리나라가 최고인 기술을 ‘어떻게 인간 생활에 가장 적합한 로봇기술로 접목시킬 수가 있는지’ 그것을 연구해야 합니다. 기초 연구는 핵심적인 아이템이 나왔을 때 부족한 파트를 연구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임기 동안 학회에서 꼭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으신가요.

학회장으로서 기회가 있을 때 우리 연구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연구를 위한 연구’는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100% 실현 가능한 로봇기술의 응용 영역을 찾아내는 방향으로 연구할 것을 제안하고, 저를 포함한 학자들이 연구를 위한 연구는 지양하자는 것입니다. 로봇의 개발 그 자체에 주목하지 않고, ‘이 기술이 어디에 어떻게 응용되고 사용될 수 있나’ 하는 것을 연구자들이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계획으로는 학회 사무실을 확장하거나 이전시킬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학회가 설립된 지 6년째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이 바로 여러 방면에서 우리 학회가 점프할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로봇산업에 꼭 필요한 연구 파트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연구파트에 앞서서 ‘전문가 정책진단파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학회의 구성원인 로봇 전문가들은 어떤 과제를 수행하더라도 그것의 연구와 활용을 최우선 목적으로 인식하고, 그 연구과제가 국가 경제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을 추천하고 가려내는 작업을 수행하는 ‘전문가 정책진단파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연구파트도 실질적으로 활용가능한 분야로 강조될 것으로 봅니다.

 

 

최근 로봇과 관련하여 연구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습니까.

현재 연구하고 있는 것은 지능형 공간에서 여러 대의 로봇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멀티에이전트(multi-agent)’라는 미래지향적인 기반 연구로 세계 각 국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교통이나 물류 기술 등에의 활용 방법도 동시에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적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파트는 사회 안전 및 경비로봇인데, 멀티에이전트 분야 기술의 접목으로 경비로봇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실제 지능형 무인경비시스템이 생활에 적용되었을 때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 또 다른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9년 로봇산업의 전망을 말씀해주십시오.

2009년도 경제는 어렵겠지만 로봇산업은 꾸준히 발전할 것입니다. 특히 실생활에 로봇기술을 적용시켜 부를 창출하는 파트가 나와야 하는데, 머지않아 전 세계적으로 그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우는 이익을 창출하는 실용적인 로봇을 추구하는 미국과 인간형·엔터테인먼트 로봇을 추구하는 일본 모두를 쫓아 다방면에서 로봇기술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군사강국인 미국은 국방과 관련하여 군사용 로봇에 주력하고 있는데, 특수한 로봇장치 및 가전 관련 응용로봇 분야라면 한국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로봇학회의 목표 및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한국은 퓨전 기술 마인드가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예로 휴대폰 사진기능을 들 수 있는데, 광학기술로는 일본과 크게 차이를 보이는 우리나라가 그 기술을 휴대폰에 접목시킴으로써 판매를 높였습니다. 즉, 우리가 1등할 수 있는 기술에 다른 기술을 접목시켜 승부를 본 것입니다. 그런 마인드로 로봇과 관련하여 우리가 강한 기술에 로봇기술을 접목키는 연구 개발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학자들은 응용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파트가 미진하다면 그것을 보완하여 완성하는 쪽으로 응용 연구를 해야하고, 우리 학회는 옆에서 조력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로봇 관련 타 학회와 가능한 많은 협조를 하려고 합니다. 정보공유 등의 협조체제를 구축하여 경쟁을 넘어선 교류에 집중함으로써 더 나은 발전을 도모할 것입니다.